나의 이야기

국민지원금은 딴나라 이야기?

헤게모니&술푼세상 2021. 9. 7.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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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채 약 1.000조 원

가계부채 약 1.000조 원

기업부채 약 1.000조 원 

(신문사, 시사-만평)

(헤게모니 말풍선)

우리 집은 국가에서 준 보너스는 1차 코로나 재난금 60만 원이 전부다. 개인적으로 실망하거나, 서운한 감정은 없다.

다만 우리 마누라는 단단히 뿔이나서 연신 불만을 터트린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재난기금과 88% 국민지원금의 기준이 뭐냐?

세금은 왕창 뜯어가면서, 왜 우리 부부는 지원금을 못 받냐구!  써글 세상이라며 언성을 높인다. 이왕 줄 거면 다 줘야지? 하도 마누라의 잔소리가 심해 아들 가게에 앉아 칵테일 한 잔을 마셨다.

어제 오후 2시 쯤 공장일을 마치고 곧장 집에 돌아와 양파랑 손꼽놀이를 하는데, 청주에 사는 사위에게 전화가 왔다. 장인어른! 오늘은 1 숫자에요. 지금 인터넷으로 국민지원금 대상자인지 알아봐 드릴게요. 신상정보 좀 문자로 보내주세요.

 

나는 지원금 대상자가 아닐 텐데, 괜히 헛수고 하지 말라고 했지만, 한편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나의 개인정보를 넘겨주었다. 한참 사위와 통화를 하며 몇 번 인증번호를 불러주고 마침내 지원센터에 접속이 되었고(OX)결과가 나왔다.

「당신은 12% 사람입니다」

솔직히 나는 미련 곰탱이만큼 아직도 컴퓨터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컴맹이며, 심지어 휴대폰으로 계좌(송금)이체마저 하지 못하는 형편없는 녀석이다. 뭔 일이 터질 때마다 사위에게 손을 빌리는 내 모습이 국민지원금의 부적격자보다 더 창피하고 부끄럽다.

 

국민의 88% 지원금은 여야가 합의한 사안이고 정부 방침도 국회와 일심동체인데, 못 받으면 못 받는 것이고 안 받으면 안 받는 것이 아닌가? 마누라는 자꾸 본인 것도 알아봐 달라고 사위에게 부탁하지만 우리 둘은 월 건보료가 38만 원이라, 꿩새 울었어! 울었다고~ 이렇게 지원금 소동은 일단락된 줄 알았다.

몇 시간 후, 씩씩거리며 내 앞에 나타난 마누라는 속사포처럼 맹렬히 쏘아댄다. 처형집은 150만원, 처제집은 75만 원, 처남집은 75만 원, 더군다나 몇시간 전에 인터넷 상담을 해줬던 우리 사위 집도 75만 원 받는다고 한다.

딸이 출산 휴가 때문에 간신히 지원금을 받는 "케이스"라며 열변을 토해낸다. 그뿐이 아니야! 내 주변 사람들의 대다수가 국민지원금을 받는다구? 재난기금 1.2.3.4까지 받는 사람도 수두룩해? 하필 우리 집만 대상자에서 열외야?

나한테 왜 그러니? 홍남기 경제부총리한테 따져! 홍남기가 누군데^^ 마누라 말에 그만 실소보다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그래도 분이 안 풀렸는지 내일 당신의 형제들에게 돈을 받는지 안 받는지 물어볼 거라고 한다. 정부는 돈 몇 푼으로 국민을 "편 가르기"하는 것 같다며 선별적 복지보다 보편적 복지를 원하는 눈치다. 국민지원금의 분배와 지급에 있어, 마누라의 불평불만이 이토록 클 줄은 몰랐다.

조금 전 마누라 방을 지나치는데 마누라의 코 고는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국민지원금 때문에 몹시 피곤했나 보다. 아침에 또 한 번 지원금 얘기를 꺼내면 경기지사 이재명 아저씨를 따라가라고 말해야겠다. 좀 더 구체적으로 경기도로 주소를 옮기면 곧바로 12% 돈을 받는다고 귀띔해주고 싶다. 우리 양파(반려견)사료값 정도는 나오니까, 그래도 괜찮겠냐고 물어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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