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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 가삿말을 읊조리면 바나나는
노골적이고 함축적으로 다가온다.^^
.
그저 지나버린 그 시절은 다시 올 수 없나? 그대~~
저 멀리 그리움과 아쉬움만 쌓여갈 뿐, 당신이여~~
70~80(베이비부머) 세대들이면 바나나가 얼마나 귀한 과일이었는지 짐작할 것이다. 당시 부잣집 애들이 아니면 바나나의 껍질을 벗긴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다. 내가 최초로 바나나 두 개를 게눈 감추듯 먹었던 시절은 서울-청량리 선린호텔에서 벨보이로 근무할 때였다.
호텔 지하에는 널따란 합숙소 같은 방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주로 20대 초반 여성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여성들의 목적은 하룻밤을 지새우며 외국인들을 상대해야 하는 화류계 종사자들이었다.
그중에 나를 친동생처럼 살뜰히 챙겨주는 누나가 있었는데, 어느날에 누나는 본인이 거주하는 초라한 집으로 나를 불렀다. 그러면서 망설임 없이 내미는 노란 과일이 있었는데 그토록 먹고 싶었던 "바나나" 한송이었다.
누나는 바나나에 대해, 긴 설명을 했는데, 오리지널 제주도에서 재배한 (국산용) 신토불이라며, 뜻 모를 자랑을 늘어 놓았다. 내 나이 15살에 처음 먹어본 바나나 2개 맛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누나께서 말하길 "그나마 이 짓을 하니까"? 귀하고 비싼 과일을 먹을 수 있어!
누나와의 소소한 추억들은 자세히 언급할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누나는 나에게 색다르고 오묘한 바나나의 맛처럼 달콤하고 떨떠름한 모진 사랑을 듬뿍 주었다. 누나를 통해 세상살이의 쓴맛과 단맛을 동시에 경험했고 터득했다고나 할까?
요즘 바나나는 흔해 빠진 과일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지만, 이처럼 바나나를 껍질을 벗고 한입 베먹을 때마다, 그 누나가 미치도록 생각난다.
기종아!
바나나는( ??)이렇게 먹는 거야?
아이스크림처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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