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두 편의 詩

헤게모니&술푼세상 2012. 4. 25.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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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는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이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저 무화<無化>의 꽃상여

<박정만>

 

 

내 가는 길섶에는

한송이 복사꽃도 피지 말아라

눈물겨운 새소리 하나라도

靑松 높은 가지 위에 앉지 말아라

 

바람도 불지 말고

그저 않는 채로 살아 있는 돌멩이같이

그렇게 내생의 그림자만 보아라

산도 그냥 울지 말아라

 

                                                                                         <김일해 화백>

꽃 피면 서러웁고

달 뜨면 아득한 인간의 하루

물소리 가득하여 나는 못내 못 참아라

내 등 뒤에서 내 등을 잡지 말아라

 

정작 한소리 마음을 내노니

저편 한 사람 외로운 이도 볼 일이요

날 기울면 이편쪽 마음도 줄 일이다

가는 길 없음을 나는 아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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