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05 그날

헤게모니&술푼세상 2010. 2. 27.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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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나무 떨듯 한 남자가 격하게 울고 있습니다
막역한 친구의 불쌍한 죽음 미래에 대한 암울적이고 절망적인 불안심리.. 심한 우울증(패닉현상) 증세는
 급기야 자기 자신의 불신, 연민, 비하로 이어집니다
 덮친 격 엎친 격이라 할까?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가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서로 기쁠 때 슬플 때나 함께 하자고 그 사랑 그 우정 다짐했건만 직업 잃고 병들고 돈 떨어지면 이렇게 변한단 말인가?
이게 세상 이치란 말인가?
사랑했던 사람들 마저 상처와 배신으로 얼룩지고 있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믿음과 신의가 사라졌을 때 그 고통은 말로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갈수록 얼굴은 피골이 상접한 모습으로 변해갔고 철저히 자신의 프레임에 갇혀 고립무원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단순한 근심 걱정 거리가 야금야금 미움과 증오로.. 분노와 보복으로 극에 달 했을 때 이미 인간의 형상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아! 이 절망과 비탄을 달래줄 유일한 방책은 없는 것일까?
지금,, 비참한 현실을 더 낫게 변화시킬 수 없단 말인가? 아무리 사방을 둘러보아도 해답이 없었습니다.
그래!! 졌다.... 때가 왔다,
가자, 조금 빨리 가는 거다
미련 없이 한방에 끝내자
어느 날 늦은 오후. 고대 뒷산을 향해 올라가는 한 사내가 있습니다
사나이 손에는 튼튼한 동아줄과 한 쿠마의 약 <신경안정제>과 몇 병의 술병이 들려져 있었습니다
지금 걸어가는 마지막 이 길은 소망의 길이다 희망의 길이다 안식의 길이다 영원한 길이다
뒤돌아 보지 말자 멈추지 말자
사내는 결연한 표정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하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윙윙거리는 차가운 겨울바람은 그 사내 마음을 아는 걸까! 양빰을 때리고 또 때리고 여지없이 차 버립니다
하늘에 먹구름은 사내를 대신해서 이따금 씩 의미 없는 눈물을 흘려주기도 합니다
이윽고 사내는 산꼭대기에 올라 십수 년을 살아온 조치원 전경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잠시 눈을 돌려 한 곳을 응시합니다 , 방금 전 흔적을 남겨둔 사내의 집을 대충 어림잡아 찾아봅니다
아들아!!  딸아!  미안하다.. 아빠 되기는 쉬어도 아빠 자격이 어렵구나
용서해라!
그동안 살아온 여정과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얼굴을 그을리고 양손을 불살라도 꿋꿋이 이겨내고 참아왔던 신상한 세월이었는데.. 회한이 밀려옵니다
사내는 금세 눈물입니다
사내는 사람 없는 인적 한 곳을 찾아 조금도 망설임 없이 술병을 입에 쏟아붓습니다
용기를 얻기 위함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 술병 하나에 한 움큼 약을 동시에 털어 넣습니다 , 그리고 동아줄,,,,,,,정신을 잃습니다
한참 후, 그 사내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같은 마을에 사는 후배품에 안겨져 있었고
그 길로 사내는 장기간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습니다. 육체의 병보다 마음의 병을 치유하기 위하여,
 
그때 그날 2/25
그 사내가... 오늘 새벽 내가 되어 청원 ㅡ상주 간 고속도로를 달립니다
곳곳 짙은 안개는 한치도 앞을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시야를 가립니다
나는 예전과 확연히 다르게 아량 곳 없이 머뭇거림도 없이 빠른 속도로 주행합니다
비상깜빡이도 없이 인생을 헤치듯 말입니다
실내등을 켜고 잠깐 내 얼굴을 봅니다
알두스 모르듯 옅은 미소 속에 자신감이 묻어 있습니다
죽음의 깊이를 두세 번 경험한자답게 인생의 소중함을 아는 듯 나는 지금 행복하다, 정말 행복하다,라고 외쳐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살면서 마르고 닮도록 읽고 외었던 나의 인생의 지침서(찬송 시. 메시지)를 읊조립니다


~당신은 보다 의미 있는 일에 부지런히 손을 움직여야 하네 , 그러나 당신은 항시 기억해야 하네
당신을 등에 태우고 움직이는 운명의 흐름에 의해 삶의 실제적인 모든 일이 주어진다는 것을.
그러나 또 당신은 알아야 하네, 그런 운명을 지나치게 심각히 생각해선 안된다는 것을.
만일 당신이 이런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면 신은 보장한다네
행복, 사랑, 그리고 다른 많은 기쁨들을.. 그러니 어서 저어라. 저어라.
강물의 흐름에 따라 부드럽게 배를 저어라 즐겁게 즐겁게 즐겁게 삶은 그런 즐거움으로 배를 저어 가는 것과 전혀 다를 바 없네~~


사람들이여 내 말을 들어라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너희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잘해주고 너희를 저주하는 사람들을 축복해 주어라
그리고 너희를 학대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라
누가 뺨을 치거 든 다른 빰 마저 대주고 누가 겉옷을 빼앗거든 속옷마저 내 주어라
달라는 사람에게는 주고 뺏었는 사람에게는 되받으려고 하지 말아라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에게 대접하라
누가복음 6/27~~31


어젯밤에 지금은 은인이라 할 수 있는 후배와 여러 명이 모여 술잔을 마주 놓고 호탕하게 웃습니다
후배는 언제나 그러했듯이 레코드처럼 반복합니다
형님! 그때 나도 답답해서 콱 죽어버리려고 산에 올라갔는데
우연히 보게 된 형님이 ~~ 이상한 거예요
그래서 내 죽는 것을 뒤로 미루고 형님 행동을 몰래 숨어서 지켜봤는데
그게! 아무튼 형님은 내 때문에 산 줄 하시오
너스레를 떠는 후배를 향해 난 웃으며 레퍼토리처럼 답을 합니다
야! 인마, 지금 늦지 않았으니
뒈져!!
어느 북망산인가는 꼭 말해주고~
형님!! 아무나 죽는 게 아닙니다
후배의 의미심장한 말에 고마움을 느끼며 뒤돌아서는데 내 등을 향해 소리치는 후배 목소리가 내 가슴 한편에 짜릿한 여운을 남깁니다.
형님!!
즘 얼굴이 너무 보기 좋아요.
행복이 눈에 보여요
아직도 나는 염세주의와 비관적인 사고가 잠재하여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밝고 넓고 유머스럽게 살아갑니다,
지금은 나 자신의 지천명 별곡입니다
미워하고 물어뜯고 욕하고 모함하기보다 사랑하고 감싸고 이해하는 영신적인 사람이 되겠노라고 다짐합니다
개똥밭에 굴려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는 말처럼  소중한 죽음이 있기에 소중한 인생을 살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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