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세종시 전의면 만세길에서~~

헤게모니&술푼세상 2024. 3. 31.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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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단둘이 찾아간 전의시내 운주커피숍인데, 아들과 나는 커피맛에 그만 극찬을 마다하지 않았다.

아들은 타코요리뿐만 아니라 커피창업에 몰두한 녀석이라 그런지 최고의 커피맛을 우려낸다고 한다.


온 가족들이 모여 봄나들이한 것이 몇 달 만인지 기억조차 없다.

우리 부부와 아들과 딸내미 식구들과 그리고 장모님과 조카까지, 9명이 총동원하여 전의면에서 열리는 3.1절 만세길 가요제에 참석했다.

집사람이 노래자랑에 출전했기 때문이다.

예선전을 치르는데 전국에서 100여 명이 넘게 참여하고 그중에 10명만 결선에 진출하는 피 말리는 가요제다.

집사람 <김여사>은 평소의 자신감과는 다르게 본선 목전에서 좌절하는 쓴맛을 봤다.

내가 장담할 테니, 예선전이 끝날 즈음, 장모님 모시고 천천히 공연장에 오라는 김여사의 말에 설마 예선전에 떨어지겠냐며 나도 한껏 여유를 부렸다.

나는 이른 아침에 일찍 일어나, 미용실을 찾아 머리손질하고 모처럼 슈트차림으로 집사람을 열렬히 응원했지만, 세상에는 길고 날뛰는 노래실력을 뽐내는 자들이 얼마나 득실대는지 다시 한번 실감하고 인정하는 날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나중에 노사연의 바램을 불렀던 집사람 노래솜씨를 동영상을 통해 들었는데 가창력과 박자와 음정이 무난하고 완벽할 정도였다.

그런데 결선에 오르지 못하고 예선에서 떨어졌을까?

실은 집사람은 처녀 때부터 결혼식장에서 축가를 많이 불렀고 전국과 지역에서 노래자랑이 열리면 제법 대상을 받았고, 무엇보다 세종합창단에서 소프라노 <파트> 일원으로 실력과 능력을 보여준 소유자였는데 면단위 가요제마저 판판히 깨지고 창피와 망신을 당했으니 김여사의 가슴 시린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거다.  

마음이 쓰리고 서운하겠지만 조용히 식구들과 산책 나왔다고 맘 편히 생각하며 당신이 11등이었다?^^

그러면서 점심밥이나 먹어야겠다고 하는 찰나에 내 입이 방정이다. 

긍께....

내 말대로 늘어터지는 노래를 선곡하지 말고 신나는 노래를 불렀어야지,

설운도의 사랑의 트위스트?^^

그 노래도 진짜 잘하잖아?

우리나라 사람들은 흥과 끼와 춤에 있어서, 모두가 일가견이 넘쳐나는 한가락과 한마당이다.

게다가 90년 초에 전국으로 퍼진 노래방 문화 때문에 지나가는 개도 노래한곡은 멋들어지게 불러 젖힌다.

신세대들의 노래실력 앞에 꼰대들의 장기자랑은 한물갔다.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간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냐?

사람들은 익어가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죽어가는 것이다.

우리들의(중년) 모습과 목소리가 말이다.

나의 농담 섞인 독설에 집사람은 정신승리와 희망고문이 심하다.

또 노래자랑에 나갈 거야?

ㅎㅎㅎ


더 이상 내가 "아서라" "말아라" 얘기를 했다가는 분위기가 싸해질 것 같아 약속한 대로 먹고 싶은 것 실컷 먹어라고 딸에게 내 카드를 내밀었다니 우리 식구들은 싱글벙글 배 터지게 먹는다.

역사와 전통에 깊은 전의시내 골목을 이곳저곳 다니며 오후의 망중한을 실컷 즐겼다.


가족의 소중함이 최고다.


개인 동영상을 업로드할 수없어 매우 유감이다.

규제가 풀어지면 집사람의 "바램" 노래를 공개할 것이다.

전의역전 앞에 생고기집인데 역시 맛집답다...

주인장 부부께서 친절하고 우리 손자를 위해 계란 프라이와 삼겹살의 양을 넉넉히 주신다.

어제 밥값과 술값으로 30여만 원을 썼지만 전혀 아깝지가 않았다.^^

얼마나 커피맛에 반했으면 온 가족이 다시 <두 번째>찾아왔을까?

세종시에 해설사와 전의면 마당발로 통하는 윤은실 님의 아들이 운영하는 커피숍이라 칭찬하는 것이 아니다.

업소에 방문하면 후회하지 않을 만큼 메뉴 종류가 은은한 향기처럼 맛있고 멋있다.

<참 오래된 전의명물>

<첫째 손자>

<둘째 손자>

역시나 우리 가족 밖에 없다.

딸아이가 작당모의를 했다.


아침에 내 카톡으로 보내준 김 여사의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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