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모르고 살았다.

헤게모니&술푼세상 2017. 12. 2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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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도 다 하는 종합검진을 가지고 뭐 그리 호들갑을 떠느냐'라고 코웃음 치는 페친도 있겠지만 나에게 나름에 말 못 할 사연이 있다.

 

직장생활을 했다면 해마다 강제적으로 년 2회는 내 몸 상태를 살폈을 것이다. 그러나 사업주는 그런 규정도 없기 때문에 순전히 본인 맘먹기에 달려 있다.

 

물론 건강보험공단에서 가정통지문으로 몇 개의 종류의 검 강건진을 받으라는 독촉이 계속 왔지만 나는 5년여 동안 관심 끊고 무시하는 입장이었다.

 

관공서 다음으로 가기 싫은 곳이 병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점을 뒤늦게 알아차린 딸과 집사람은 강제로정밀 종합검진을 받으라는 최후통첩을 내렸던 거다.

 

3년 전에 간단한 피검사와 혈압과 당뇨, 그리고 대장암 검사를 하긴 했지만 집 근처 동네의원에서였다.

 

우리 아버지 세대들처럼 거의 초주검이 되어서 병원을 찾다 보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도 못 막는 우를 범한다고나 할까?

 

그 고집이 "현재 나의 부메랑이 되지 않나"싶다.

 

평생 6시간짜리 종합검진을 받은 적이 없어 솔직히 굉장히 두렵고 심히 걱정스럽다.^^

 

어떠한 검사 결과가 나오든 간에 인정하고 수용하고 해야지 뭐 별수 있겠나? ㅎㅎ

 

오전 10시부터 물 한 잔 못하고 관장약으로 몸을 비우고 있는데 오늘따라 식탁 위에는 경망스럽게도 순대 2인분과 성주 곶감이 놓여 있다. 엊그제 건강검진에 정상으로 나온 마누라와 딸의 야참이라나,

뭐라나...

이건 완전 나를 약 올리는 장면이다. 당신은 낼 병원 도착하는 시간까지.... 일절 음식이든 물이든 먹으면 검사는 도루묵이야...

 

참말로 말도 예쁘게 잘도 한다......ㅜㅜ

 

지금 잠깐 마당에 나가니 함박눈은 펑펑 내리고

장독 위에 쌓은 눈에 눈을 돌리니, 문득 독 안의 쥐 신세가 아니라 조선의 사도세자와 같은 심정이다.?

 

비데기 물줄기가 과열되어 있는데 벌써 4번째 화장실을 들락거린다. 앞으로 두 번 더 관장약을 투여해야 하는데 몸서리 쳐지게 끔찍하다. 대단히 미안한 표현이지만 똥구멍이 헐 것 같다..

병원을 등한시한 똥고집 때문에...

 

아무래도 날밤을 새운 잠 못 이룬 밤이 될 것 같다....

 

아이고메..

또 배에서 신호가 온다.

진작에 건강 좀 살필 걸....

 

12/20

밤에 양파는 내 마음을 아는지 큰방에 쓸쓸히 앉아 있고 모녀는 음식 놓고 약 올린다. 마당에 나와 담배 한 개비를 피고 있다. 그냥 답답하고 초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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