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ㅡ 사족을 달아야겠다.
며칠전 세종 원도심에 주거하는 후배와 함께 세종 신도심에 거주하는 (시의원 예비후보자)
여성을 만났다. 식당에서 서로 마주보고 자리를 앉자 그 여성은 처음부터 끝까지 수평적으로 눈을 마주치고 정감어린 대화를 이끌어간다. 주변에 잡음이 심했지만 우리 일행에게만 곤두세우며 끝까지 맑은 표정과 환한 미소를 잃지 않는다.
상대방과 눈과 눈을 마주친다는 것은 좋은 자세다.
흥해라.....
오래전 아파트내에 있는 금융권을 찾은 적이 있다.
그런데 창구담당자의 이해 못하는 언행에 불쾌했다.
고객이 왔으면 한번 얼굴은 쳐다봐야 하지 않겠나.
고개 한번 들지 않고 무둑뚝한 표정으로 건겅건성 일처리를 한다. 느려터져 속상한 것은 둘째치고
사람을 벌레씹는 표정으로 벌레취급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당시 지료용지로 공과금을 납부해야하기 때문에 아파트 주민들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욕구멍이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르는 찰나, 우리 라인에 사는 동갑내기 주민께서 이 광경을 묵묵히 지켜봤던 바, 즉시 폭팔하고 말았다.
이XXX
눈깔좀 올려봐.
더러워서 은행 거래못하겠네.
직원들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 거야.
개XXX
멱살잡이 할 정도로 대판 싸움이 일어났고
다행히 그 요주의 남자직원은 일단 자리를 피했다. 그때 분위기를 보면 무슨 사단이 날 만큼 험악했다.
나는 집으로 돌아와 은행본사에 전화를 걸었다.
자초지종......
그 남자 직원은 일주일도 안돼? 우리 눈에서 사라져버렸다. 속이다 시원하게 그 은행도 몇년 후 없어지고 말았다..
이왕 말이 나왔으니 아름답고 색다른 풍경을 몇개 들춰보겠다.
2000년 상반기 때인가?
전국에 전국민의 상대로 새로운 주민등록의 갱신이 실시되고 있었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프라스틱 주민등록증이다. 현재 조치원읍사무소는 신축건물로 예쁘게 단장되었고 한편 서류와 문서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주민의 편리함을 주고 있다.
그러나 18년 전에는 긴 복도식으로 주민행정을 펼쳤고 또한 주민등록 발급한 부서는 협소하기 이를때 없었지만 나는 정말 평생 잊지못한 감격을 그 곳에서 맛보았다..나이는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인데 녹봉을 받은 민복답게 매사에 상냥하고 친절했다.
드뎌, 순서가 오고 나의 열손가락 지문이 채취되고 있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손가락이 닳고 닳아 지문인식에 어려움이 많았다. 지문을 분별할 수 없었고 판단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읍사무소 직원은 미소를 잃지 않고 내 손을 꼭잡으며 다시 시도하기를 여러번... 대기하고 있는 주민들을 양해를 구하며 나에게 최선을 다해주는 것이 아닌가?
내 열손가락의 상태를 묻지않고 지문채취에만 집중한다. 끝내 가까스로 지문인식은 성공하였다. 땀으로 범벅이된 여직원을 향해 나는 고맙다는 말을 연신 뿜으며 최대한 머리를 숙이며 인사를 건냈다.
아니에요/ 선생님께서 고생많았어요
그려면서 잘가시라며 문밖에 나와 배웅해준다..
나는 천사를 보았다...
그 길로 나는 황치환 대표께서 경영하는 아홉거리신문사로 조치원읍사무소의 훈훈하고
감동의 이야기를 써서 보냈다.
황 대표는 내 글을 기사화해줬다..
여직원의 친절을 극찬했었다./
공무원의 표상은 다른 게 아니다./
이런 분은 반드시 초고속 승진해야 한다./
몇달 후......!
그 여성공무원은 연기군청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지난 월요일 오후 나는 지문인식을 하기위해 조치원읍사무소를 찾았다. 어처구니 없게도 10년전 트라우마가 시작된다. 양손 엄지만 하는데도 지문은 완전 먹통이다. 중지와 약지를 시도해도 무감각이다.
내 손을 쳐다보니 금세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잠시 정신을 차리고 무려 10번을 시도해보지만 별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은 나를 다 집중해서 쳐다보고 있고, 게다가 남루한 작업복에다 7000원짜리 털신까지 신었으니 진짜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심정이 굴뚝같다.
지문이고 뭐고 그냥 포기해버릴까?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 친절한 여직원께서 번뜩 재치를 발휘한다.
선생님! 다른 창구에서 지문인식을 해보죠.
그러지요......!!
나는 창피함을 모면하려고 발걸음을 옮기면서 큰소리로 외쳤다.
나는 한국사람이 아닌가 봐요..
.
일동 모두 웃음~~
마침내, 친절한 여직원때문에 지문인식은
성공했고 나는 그 자리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 광경을 세세히 지켜본 후배가 말하길
형님 발가락 지문이 있잖아요...
그 농담도 기분좋게 들리는 순간이었다..
관공서와 병원에 가는 걸 죽기보다 싫어한 내가
조치원읍사무소는 왜 이리 낮설지 않는 걸까?
친절과 덕담은 사람마음을 사로잡는 무기다...
ps
예의와 배려있는 명절이 되라는 의미에서
이 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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