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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나는 양파와 함께 잠 못 이룬 밤이 계속되고 있었다.
여름밤의 열대야 때문이 아니라, 갈수록 심해져 가는 불면증 때문이다.
늦은 시간에 안마의자에 앉아 TV리모컨을 만지작거리는데 마침 오은영의 리포트 <결혼지옥&절벽부부>가 내 눈을 확 끌어당긴다.
지붕 뚫고 하이킥과 가화만사성에 출연하여, 한때 시청자에게 주목받았던 탤런트 이수정 씨의 현재 근황이 적나라하게 공개되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술에 중독되어 하루하루를 위태롭게 보내야 하는 그녀의 고단한 삶이 무척 애처롭고 안타까웠다.
일주일 동안 술주량이 소주와 맥주를 합쳐 30병을 마신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어쩌다가 이수정 씨는 참혹하게 몸이 망가지고 심각하게 건강을 잃어가는지는 OSEN 뉴스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일주일에 술만 30병"...'하이킥' 이소정, 알코올 의존증 극심 ('결혼지옥') - https://v.daum.net/v/20230822085443734
지금 나는 불면증과 우울증 때문에 술에 의지한 채 하루하루를 힘들 게 보내고 있지만,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는 솔로몬 왕의 현명한 지혜처럼 잘 극복하고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잠시 구름과 바람 따라 떠돌듯이 타임머신을 타고 12년 전으로 돌아가보자.
아버지처럼 의지했던 큰형이 52세 나이에 황망히 세상을 떠나자, 나 혼자서 감당키 어렵고 절망적인 일들이 무수히 닥쳐왔다.
형제자매 간의 우애와 아내와 가
자식 간의 갈등은 <산 넘어 산> 첩첩산중이었다.
기둥이 무너져 버렸으니 서까래와 다름없는 나의 무기력과 자책감은 가족과 가정을 좀 먹이고 있었다.
그로 인해 설사가상으로 한꺼번에 찾아온 각양각색의 병은 내 몸에 침투하여 썩은 속을 뒤집어놓고 말았다.
불안장애
공황장애
우울증
불면증
그래도 살아야겠기에, 날마다 수면제와 신경안정제를 입에 털어 넣었지만, 건강의 호전은커녕 도리어 약물남용에 빠져들기만 했다.
의사 진단과 약의 처방에 효과가 없으니, 그나마 내가 의지하고 기대하는 것은 술에 젖어사는 방법밖이 없었다.
이수정 씨처럼 아침이 오면 술에 입을 적시고 저녁에도 술로 몸을 소독하니 불안증세와 초초함이 없어지고 왠지 모를 정신이 멀쩡하는 청신호가 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술에 장사가 없듯이 내 몸은 피폐해지고 마음은 황폐해 가는 것을 짐각할 수 있었다.
이렇게 무의미하게 사는 것보다 차리리 죽어버리자고 자살시도를 해봤지만 수포로 돌아갔고 날마다 두 손 모아 아침이 오면 제발 눈을 뜨지 말아 달라고 하느님께 빌고 매달렸다.
훌훌 털고 솟아날 구멍이 전혀 보이지 않으니, 집보다는 공장에서 기거하며 거의 페인이 되어갈 무렵에 막역한 친구 2명이 찾아와서 나를 붙들고 엉엉 울어버린다.
이 새끼야!
너 인생이 불쌍하지 않아?
너는 잡초처럼 살아왔잖아!
너보다 더한 사람도 살아간다.
몇 개월만 술을 끊고 병원치료받아봐?
우리가 너를 응원하고 보살펴줄게!
이수정 씨 모든 병의 원인은 마음의 병부터 시작됩니다.
굳게 마음 다지시고 꼭 이겨내시어 행복한 가정을 만드세요.
나는 친구의 애절한 눈빛을 아직도 잊지 못하며, 때론 가족보다 친구의 진심을 담은 따뜻한 말 한마디가 더 소중했다는 것을 느꼈다.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그 길로 정신과 치료에 매진하였고, 끝내 중병처럼 여겼던(/공황/불안/우울/불면/) 정신적인 병을 이겨내고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고 만다.
치료기간이 정확히 3년이 걸렸다.....!!
현재의 불면증과 우울증은 그때와 비교하면 새발의 피다.
난 누가 뭐래도 술푼세상의 "헤게모니"싸움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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