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원룸장사는 참 고달프다.

헤게모니&술푼세상 2025. 4. 2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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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땅을 치고 가슴을 움켜잡고 후회와 성화를 부려봐야, 다 소용없는 짓인 줄 알면서도 매일 입맛을 다시듯이 미련과 아쉬움을 쏟아내는 것이 있다. "

"모양새 빠지는 우리 집을 보여드립니다."

애당초 흥하든 망하든 간에 1층부터 5층까지 상가구조로 설계를 짜고 건물을 올렸으면 우리 부부는 지지고 볶고 한숨과 걱정거리 없으며 살았을 텐데...


세종시특별자치구는 원룸촌의 천국이다.

약 2만 5천(방 개수) 개가 자리 잡고 있다.

10년 전에 세종시는 수요와 공급의 기본적인 원칙을 개무시하고, 난개발처럼 원룸사업을 적극권장했고, 팔랑귀를 가진 땅주인들은 무작위처럼 '세종원룸' 건설에 뛰어들었다.

마치 원룸사업은 골프의 홀인원이 되는 것,인 양 지나치게 너도 나도 원룸신축에 올인했던 것이다.

그로 인해 10년이 지난 세종시 원룸촌의 상태와 구조를 과감히 재평가를 해본다면, 두 얼굴을 가진 최악의 빌런(악당) 사업이라고 말해도 지나침이 없다.

몇 가지 사례를 조목조목 언급하면, 그것은 입지선정과 최적장소에 따라 시시비비가 따르고 극명한 (희비) 명함이 엇깔린다.

그래서 당장 원룸건물을 부수거나 지탱하거나 아니면 원룸장사를 접든가, 지속하던가?

이처럼 극단적인 기로에 서있는 것들이 부지기수라서, 마치 치킨게임과 흡사 닮았다.

세종에서 원룸장사를 하는 사람들 중에~ 마지못해/죽지 못해/...ㅡ...이놈의 사업을 이어간다는 원성과 불만이 하늘을 찌른다.

그래도 우리 집은 다행인지 행운인지 몰라도, 주변에 역세권과 대학촌이 명물로 자리 잡고 있어, 공실현황은 거의 없을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너무 많다.

세 들어 사시는 분을 위해 사소한 것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원룸장사 때문에 김여사께서 어느덧 건강에 적신호가 왔다.

"저 집은 걱정 없겠네"라는 소리를 들었던 우리 집의 살림살이가 집사람으로 인해 날마다 휑하니 불어대는 겨울바람처럼 을씨년스럽다는 것이다.


어찌 됐든 김여사의 인생말년이 가족의 응원에 힘입어 언제나 활기찬 모습으로 행복했으면 참 좋겠고, 무엇보다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당신은 나보다 더 고생을 머리에 이고 살았잖아?

이런 일을 하면 중국음식을 배달시켜 먹어야 장땡인데, 다이어트에 전쟁을 선포한 아들 때문에 점심시간은 건너뛰고 애먼 아이스커피로 배를 채웠다. 그래도 세븐(타코음식) 저녁장사가 있은데 투덜거리 않고 도배작업을 하는 모습이 대견스럽다.

김여사의 비빔국수 솜씨는
분식장사를 해도 된다 ^^

저녁 먹고 마실로 직행...~

초저녁에 이르러 투룸방 도배작업이 끝났다. 내 키가 181인데 천장에 벽지 붙이기에 도움이 크다.^^

아들에게 내가 나이에 비해 키 큰 이유가 뭔 줄 아니? DNA보다는 70년 대 서울 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먹고 싶은 것이 지천에 널려 있었어~

근데 도둑질은 차마 못하겠고 그저 목을 내밀고 번데기 20원(지금은 종이컵인데 당시는 밀가루 포장지로 돌돌 말아 팔았음) 군것질을 뚫어지게 쳐다보니 머리가 하늘로 올라가고 다리에 주름이 펴지더라..^^

또 꼰대소리를 해대는 나를 보는 아들표정이 벌레 씹는 표정이다.

참 너는 메뚜기를 삶아서 먹어봤니?^^

OO아빠!

어제 2년 거주했던 세입자분이 이사했고 또 다른 세입자분께서 곧 우리 집에 입주하니, 셋이서 투룸방 하나만 도배하자?

다른 때 같았으면 징징거리지 말고 (도배기술자) 사람 써서 해라!

서로 먹고살아야지.ㅡ..

평소 같으면 나는 이렇게 한마디 하고도 남을 사람인데, 집안이 시국인 만큼 두말없이 김여사의 푸들이 되어, 2층에 어느 방문을 여니, 작업의 범위가 방대하여 예사롭지 않다.

그것도 거실과 두 개 방을 위아래와 양옆으로 도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차마 말은 못 하고 속으로 청승을 떨어도 너무 떤다.

내 마음을 바로 읽었는지 곽기사^^ 요즘 벽지는 비닐만 떼면 바로 붙이게 되어있어서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단 말이야?

천장 작업이 난코스지만 그 큰 키를 어따가^^ 써먹을 건데~~

김여사의 잔소리 같은 집중포화에 깨갱.. 꼬리를 내리며 아들과 나는 벽지를 재단하고 온방에 도배를 도배하다시피 하다 보니 어느새 (5시간 소요) 천장과 벽면은 완벽하게 마무리된다.

잠시 딸내미 집에 다녀온 김여사는 그놈의 미소천사를 시도 때도 없이 내보이며, 하는 말인즉슨 부자지간은 오늘부로 도배기술자로 임명하겠다.

앞으로도 다른 방에 벽지도배할 일이 있으면 환상의 콤비인 둘을 다시 부를게..

도망가자마라!
인상 쓰지 마라..

그래 알았으니까,
용돈 좀 인상해 주라?

뭐! 용돈 인상..  ^^

김여사의 속사포를 여기에 기록하지 않겠지만 아들과 도배하는 날이 그리 나쁘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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