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또 하나_둘씩 사라지는구나

헤게모니&술푼세상 2020. 5. 6.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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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소식이 뜸했던 올래 사장이 카톡을 남겼다. 오라버니 오는 9일까지 장사하고 문 닫아요, 나는 즉시 답글을 남겼다.

에고~ 그래도 버틸 만큼 버텼는데 결국은 견디지 못하고 폐업을 하는구나. 문 닫기 전에 한번 찾아갈게~

올래 사장과 인연은 같은 아파트에 살았기에 오랜 남매처럼 지냈다. 언젠가 아파트 놀이터에서 그녀가 내게 울음을 쏟으며 아픈 사연을 꺼낸 적이 있다.

그래 맞아? 사는 게 아픔이고 고역이지. 그걸 이겨내는 것이 우리네 삶이고~~

그러면서 앞으로 조그만 가게를 얻어 열심히 살고 싶다고 했다. 5년 전인가? 내가 건물을 완성하고 1층 가게에 세를 내놓는데 문득 동생이 생각나서 전화를 걸었다. 보증금은 많이 필요 없고 월세도 싸게 줄 테니 당신이 하고 싶은 호프집을 해봐! 이 정도면 상권도 좋고 무엇보다 당신은 장사 수완이 남다르잖아. 하지만 동생은 신축건물 인테리어 비용 때문에 아쉽게 우리 건물에 입주를 못했다. 그리고 찾아간 곳이 사람이 뜸한 허허벌판이었다. 거기서 죽도록 고군분투를 했다. "올래호프"라는 간판을 걸고 열심히 살았던 것이다. 그래도 그동안 올래를 운영하면서 손해는 보지 않았다며 쓸쓸히 웃는 그녀를 보면서 또 무엇을 하든 열심히 살아가라고 위로의 손을 내밀었다. 오라버니들이 손님으로 찾아주어 너무 고마웠어요~

동생의 앞날에 행복과 행운이 함께 하길 바란다.

내 주변에는 비참하게도 가게문을 열기도 전에 폐업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먹고살게 없어 노래방을 차렸는데 손님이 없단다. 괜히 돈만 쳐 발리고 신장개업도 못하는 팔자가 되어버렸어. 아무나 업주가 되지 않아, 누구를 원망하고 하소연을 못하겠어~~

이제 강심장으로 사는 것이 두려워요.
내가 폐주야~~!



올래

이젠 갈래..




참 고마운 형님과 형수님 1차는 올래 2차는 송가네


잘가라 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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