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불금보다 못한 주말이다.

헤게모니&술푼세상 2024. 3. 23.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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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죽은 시체로 어제 늦은 밤부터 지금까지 침대에 드러눕고 생리현상 때만 화장실을 왔다 갔다 했다.

거의 24시 동안 시린 속 쓰림과 머리 아픈 증상 때문에 소화제 진통제를 몇 개나 먹었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지나치게 음주를 해도 최악의 컨디션은 전혀 보이지 않았는데, 무슨 연유로 하루종일 죽을 맛이다.

얼마나 견딜 수없을 만큼 고통스러웠으면 차라리 "자고 있는 시간에 심정지가 오면 좋겠다"라고 천지신명께 빌었다.

아마도 공장사무실이었으면 의자 밟고 호스이트를 눌려 버렸을지 모를 일이다.

유난을 떨고 변덕스러운 내 마음을 나도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삶보다는 죽음을 동경한다는 사실이다.

나에게는 내일이라는 게 없고, 세상살이가 그리 흥미진진하게 굴러가지 않아 살아도 별 재미없을 것 같다.

내방의 천장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젖어있는데 저녁때쯤 되자 술친구들에게 전화벨이 시도 때도 없이 울린다.

오늘 나가서 또 말술을 퍼마신다면 나는 사람새끼가 아니고 스스로 깊은 산속의 소나무 위로 올라갔을 것이다.

좋은 친구들이지만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고 핸드폰을 무음으로 해놓고 거실의 소파 위에 던져버렸다.

그때 내 눈에 보이는 컵라면 두 개가 나에게 해장속풀이를 하라고 쉼 없이 유혹한다.

하루 굶는 것은 밥먹듯이 해온 놈인데, 그래 한 젓가락은 떠보자?

오늘 입안에 털어놓은 것은 컵라면이 유일하고, 단 한 끼 식사다.


나는 왜 이기지 못하는 술을 먹고 정신 못 차리게 실수를 하고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살벌한 인생을 살아갈까?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아무에게나 누구에게나 "쎼쎼"해서 그런가?


이거 뭐니?

아침에 눈뜨면 운동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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