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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을/술푼세상
한적한 하늘
뭉게구름은 여기저기 둥실둥실 떠있네
공허한 마음
내 인생도 저 구름처럼 훨훨 날아가고 싶네
희망 없는 삶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매 마찬가지라네
떼구름아
내 소원을 들어주렴
먹장구름아
나를 데려가 주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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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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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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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
공장을 찾아 밀려든 제품 앞에 작업장갑을 끼어보지만, 전혀 일손이 잡히질 않는다.
이상하게도 온몸이 파르르 떨며 몸이 이리저리 휘청거린다.
이쯤이면 이 일도 그만둬야 함에도 무슨 미련과 사정이 남았다고 멈칫하는지 모르겠다.
한참 동안 공장 바닥에 털썩 주저 않아 빼꼼히 비치는 가을하늘에 넋 놓고 있었다.
종잡을 수 없는 오늘 하루가 싫어 휴대폰 꺼버리고 발길 닿는 데로 조용히 사라져 버릴까?
걷잡을 수 없는 극심한 육체피로가 명치끝까지 달아오르고 이유 없는 이유와 이해 없는 이해 앞에 끝없는 절망과 분노가 치민다.
아무래도 나는....
나는 아무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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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5시간 핸드폰을 끄고 나니, 주변에서 난리가 났다.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는데 무슨 상관이냐?)
나는 정말이지, 오래 살기는 글러먹었다.
진짜로 저무는 붉은 노을을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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