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겨울을 부르는 햇밤과 대봉감^^

헤게모니&술푼세상 2024. 12. 1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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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농부하면 밭농사와 논농사로 먹고사는 사람이라고 퉁치는 무리들이 있고, 약간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농사꾼이 날뛰어봐야 벼룩 수준 정도다.

이 말을 들은 어느 귀농청년이 대답하길, 나는 지금 연봉 1억이 넘는 직장인보다 풍족한 삶을 즐기지 못하고 여러모로 힘에 벅차지만 이처럼 행복의 보물단지를 만져본 적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물의 높낮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

참으로 젊은 농부의 폐부를 찌른 송곳 발언에 잔잔한 감동을 준다.

지근거리에서 포도농사를 짓는 내 친구는 단일품목인 포도 하나로 연 수입이 억 소리를 낸다.

부여에 사시는 <처가 쪽> 큰 형님은 논-밭농사 말고도 부수입으로 밤농사를 짓는데 가을을 맞이하면 수천만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없는 것, 몇 가지 빼놓고, 거의 모든 작물을 재배하고 "내가 소를 키우지 않으면 누가 소몰이를 하냐"며 한우농장을 운영한다.

면 단위에서 대농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우리 집 지킴이 양파ㅡ♡♡

이건 홍어처럼 너무 삭혔어^^

달포 전, 일요일 이 시간쯤에 부여형님께서 일부러 1톤 차에 먹을거리를 바리바리 싸들고 우리 집에 찾아오셨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반갑게 맞이하는데 한편 햇밤과 대봉감이 누네띠네..^^

비탈진 산길에서 밤 따기와 줍기가  여간 고역일 텐데, 해마다 이렇게 그냥 <공짜> 주시니 몸들 바를 모르겠습니다.

대왕밤 1Kg당 10.000원에 판매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여기저기 나눔도 한계가 있는 법입니다.

남은 장사를 하라는 나의 당부에 형님은 매제, 서로 나눠먹고 즐기는 게 나의 삶의 일부분이네.

"돈 몇 푼 간다고 그러냐"며 지청구를 마다하지 않으며 곧바로 부여집으로 가신 형님을 보며 농사일이 한가한 1월에는 직접 부여 형님집을 찾아 서로 술잔을 비우리라 다짐했다.  

과일이든 뭐든 싱싱하고 새것이 좋은 것이야?

그동안 몇 번 햇밤을 쪄서 먹었는데 진짜로 꿀밤이다.

조금 전에는 그동안 곰삭힌 대봉감을 꺼내어 시식을 하는데 온몸에 단맛과 꿀물이 스며든다.

단감 2개에 오늘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한다는 것은 이게 진정한 행복이 아니고 뭘까?

비록 소소하지만....

ps
예전에 이천에 사시는 최은영 씨가 대봉감의 속박이 때문에 매우 기분 나쁘고 속상해서 참을 수없는 피로감을 느낀다고 했는데 지금쯤 어떻게 해결되었을까?

그녀가 어느 농장에서 택배로 신청해서 산 대봉감을 사진으로 봤는데 절반 이상이 썩어있었다.

나는 아직도 먹는 것 가지고 사기 친 놈이 있냐며, 강하게 성토했는데, 내가 당장 잘 익은 대봉감 한 상자를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러면서 세상은 상실감보다 자신감이 많고 땡감보다는 호감이 많다며 긍정의 힘을 불어넣어 주고 싶다.

홍시가 열리는 그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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