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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에버]
믿거나 말거나 술꾼들이 목숨 걸고 술을 먹는 날은 목요일이라고 한다.
하필, 그날에 우리 회원들은 어느 식당을 빌려 세종-"우리둘레길" 창립 모임을 개최했다.
아직은 회원수가 35여 명 밖에 되지 않지만 갈수록 장족의 발전을 의심치 않는다.
참여한 사람들이 맘에 들고 자리가 화기애애하니, 나는 1차 2차를 걸쳐 얼마나 술을 처마셔댔는지, 금요일 날에 공장출근을 못하고 하루종일 침대를 붙들고 후회막급한 시간을 보냈다.
무지막지한 술병 때문에 오늘 토요일까지 술의 잔재와 위력이 가시질 않는다.
오늘도 여김 없이 선-후배와 친구, 세 팀이 술잔을 기울이자고 연락이 왔지만 모처럼 만나는 어떤 후배하고 오후 1시경에 간단히 술잔을 나누고 곧바로 집으로 복구했다.
술부심이 강한 내가 모든 사람들의 술자리 소원을 들어줬다가는 저승 가는 계단은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단 피곤하여 늦은 저녁까지 꿀잠을 자고 일어나 집안을 살펴보니 우리 양파 <반려견>가 혼자서 내 발 밑에서 나를 지키고 있었다.
헹한 집안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니 집사람은 심한 감기에 앓고 있는 손자를 돌보기 위해 청주에 사는 딸 집에 가있었다.
알콜중독자처럼 몇 달 전 샤인머스켓을 발효시킨 술맛이 번뜩 떠오른다.
부엌을 찾으니 밥통과 찌개 종류는 싹싹 비워있고 냉장고 문을 여니 떡볶이 재료가 나를 기분 좋게 맞이한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순망치역지"다.
떡볶이 요리만큼은 자신이 없는 나는 집사람에게 다급하게 <SOS> 전화를 걸었다.
김여사, 지금 뭐 하셔?
곽기사, 캐어 중이야!
오늘 집에 오는 거야?
손자가 아픈데 못가!
그래, 그러면 떡볶이 레시피 좀 가르쳐 줘 봐?
어쩐 일이래!
토하도록 술을 먹는 토요일인데 집에 있다니, 오래 살고 볼일이야^^
그러면서 떡볶이용 가래떡 8개/ 어묵 3장/ 마늘액 반스푼/ 쪽파 3개/ 양념고추장/한 스푼/ 매운 고춧가루/약간/흑설탕 반스푼/후춧가루/ 다시다/
펄펄 끓는 물에 떡볶이를 넣고 잘 저어서 만들어 봐?
라면수프에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 해결해 보란 말이야!
마누라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 떡이 생긴다는 속담처럼 떡볶이 맛이 그야말로 환상적이고 입에 척척 달라붙는다.
떡볶이 안주에 담근 술을 몇 잔 먹고 있는데 강호동 씨가 주인공인 "아는 형님"이 화면을 타고 내 가슴을 적신다.
아시다시피 강호동은 스포츠계 씨름 선수로 전국천하장사를 평정한 진정한 스포츠맨이다.
싸움닭처럼 강골 한 기질에 남자다움의 매력 있는 경상도 사나이다.
약관 18세 강호동은 당시 씨름계의 천상천하유야독존이라고 불렸던 이만기씨를 본인의 샅바밑으로 끌어내린 장본인이었다.
하나 스포츠는 영원한 승자와 패자가 없듯이 강호동은 치고 들어오는 유망한 씨름선수들 때문에 스포츠의 길목에서 목하 고민 중에 빠져들고 만다.
그때 구세주처럼 등장한 코미디언 이경규 씨가 있었는데 둘만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심금을 울린다
몰래카메라를 사랑했던 국민 여러분 에세이를 쓴 이경규 청춘고백을 훑터보면 강호동의 다부진 인간성과 철두철미한 가치관을 발견한다.
강호동은 단호히 말한다.
이경규 씨
내가 어설프게 개그 했다가 완전히 개망신 당하면 어째겠소.
난 안 한다면 안 합니다.
그러나 강호동은 이경규 씨의 끈질진 설득과 간청으로 코미디계에 발을 들어놓고 빠른 시간 안에 승승장구하고 최고의 연예인(대스타)의 반열에 우뚝 선다.
덩치가 산만하고 성질깨나 있는 강호동 씨가 내로라하는 희극인 선배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살아난 것은 그만의 자제력과 순발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강호동 그는 잠시 평창 땅투기 문제로 연예인의 신분에 큰 고비가 찾아왔지만, 겸손과 미덕으로 슬기롭게 극복하고 이제는 누가 뭐래도 최강의 국민 MC로 뿌리를 내리며 시청자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요즘 극히 일부지만 반짝거린 인기반열에 도취되어 젊은 연예인들이 음주운전과 마약에 취해 국민과 팬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실망과 분노를 유발하는 철부지 스타들이 많다.
180도 인생을 산 강호동 씨 삶의 궤적을 반만 닮아보라!
그리고 올챙이 시절을 겪어가면서 개구리로 성장하라?
아는형님은 본방송을 못보면 재방송을 통해서 꼭 본다
나는 개인적으로 강호동 씨에 대해 몇 번 글을 쓴 적이 있다.
송해 선생님께서 마이크를 내려놓으시면 "전국노래자랑 후임 MC는 강호동이다"라고 노래를 불렀다
kBS에서 각고의 고심 끝에 개그맨 김신영을 선택했지만 그럭저럭 잘 진행하는 것 같아, 별 불만은 없다.
😄
내 글이 중구난방으로 길어졌기에 재미나는 경험담으로 글을 가름하고자 한다.
몇 년 전에 집사람은 세종에 사는 어린 장애우를 데리고 서울 방송국에 출연을 했는데 강호동 씨가 살갑고 친절하게 대해 줬다고 한다.
그랬으면 감사하다고 인사하면 되지?
대뜸 강호동씨 얼굴을 쳐다보며 대두 같아요^^
그러면서 피부가 하얗고 깨끗하니 신기하다고 했다나 뭐라나^^
가만있을 내가 아니다.
병 주고 약 주는 것도 아니고 우리 남편이 강호동 씨 열렬한 팬이에요.
이렇게 덕담을 주고 말았어야지.
당신도 참......
그러자 마누라가 더 붙인 말인즉슨 애들이 서장훈 아저씨를 보자 말자 격하게 울더라.
왜?
무서워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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