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5월 1일 노동절

헤게모니&술푼세상 2023. 5. 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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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한 당신 오늘만큼은 육체적인 일을 하지 말자고 다짐했지만 1인기업의 고통스러운 속사정을 누가 알까?

이 많은 맨홀소켓을 며칠 동안 작업을 해야 한다.


나는 면밀히 따지면 사업주가 아니고 피땀 어린 노동자다.

그래서 명함에는 대표라는 직함을 적시하면 오글거려 성함만 기재한다.

해마다 근로자의 날이 오면 공장문을 열지 않는데 산더미 같은 일거리에 할 수없이 공장출근하여 오후 1시까지 빠른 손놀림으로 산업용 탭핑기에 집중했다.

앞으로 사이즈별로 1.2000여 개의 구멍을 뚫어야 5월 6월은 걱정근심 없이 홀가분하게 보낸다.

18여 년을 동안 탭핑기 기계를 다뤄왔기에 눈감도 할 수 있는 경지에 올라섰지만 맨홀소켓이 한 개라도 불량처리가 되면 막대한 손해를 보기 때문에 작업을 할 때면 초집중하는 편이다.

일단 오전에 200호 1.200개 구멍 뚫기 작업을 끝내고 집으로 오는데 갑자기 중국집에 가서 탕수육에 소주가 먹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절실하다.  

안 먹으면 바로 죽을 것 같은 생각에,^^동네 이장님을 불러내어 시원한 소맥에 머리와 코를 박았다.

이장님!
월 사례비가 30만 원 밖에 안 되죠.^^

형님!
또 왜 염장을 지르시고 난리입니까?

낮술을 동행해 주어 고마워서 2차까지 술값을 내려고 그럽니다.

내기 당구게임을 했는데 쿠션은 내가 먼저였지만 끝내 내가 져버렸다.

우린 당구를 치면서 군만두와 두부김치를 소주안주로 먹었는데 꿀맛이다.

그런데 당구가 끝나자마자 계산대로 달려간 이장은 당구비와 술값을 전부 내고 만다.

이러면 안 된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내기 게임이고 뭐고, 형이 먼저 사면 내가 사는 게 당연한 겁니다.

그러면서 저녁에 이장단 모임이 있다며 간단히 목례를 하고 바이바이 손을 흔들며 사라진다.

늘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멋진 후배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다짐하고 약속한다.

형이 앞으로 더 잘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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