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조카의(딸) 결혼식장에서..

헤게모니&술푼세상 2024. 4. 1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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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에 막내동생 승용차를 타고 서울 예식장으로 냅다 달리는데 주말답게 경부고속도로 상황이 예사롭지가 않다.

탄탄대로를 달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저속도로 흐름에 짜증이 나고 지겹다.  

이제는 우선 먼저 서울에서 청주까지, 경부고속도로만큼은 지하화 하든지, 2중 <2층>고속도로를 추진하고 건설해야 한다.

현대건설의 창업주 정주영 회장께서 철 지난 시대에 대권을 잡았으면, 최소 서울&청주 구간은 이중고속도로를 깔고 말았을 거다.

아래층은 대형차가 다니고 위층은 소형차로 구분하고 겨울철을 대비하여 열선을 까는 수고스러움도 있었을 것이다.

이봐! 해보긴 해봤어?

전국의 도로와 토목공사를 생각하면 우리 "왕" 회장님이 무척이나 사무치고 그립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보인다는 우리 정주영 어르신의 어록을 되새김을 하며, 동생과 나는 GR -C8을 몇 번 외치니, 광진구 웨딩스퀘어 그레이스홀이 눈앞에 보인다.

똑똑하고 야무진 우리 민주당 고민정 국회의원의 당선축하를 알리는 프래카드도 펄럭거린다.

그런데 내 눈을 돌려 예식장 옆을 흘기며 째려보니 동서울 고속버스터미널이다.

이런 줄 알았으면 청주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왔으면 이렇게 "고민정"할 일이 없었을 텐데, 우리들의 판단미스가 괘씸하고 쪽팔리다.

무엇보다도 예식장에 들어서니 언제 우리 가족들이 이곳에서 어느 진척의 결혼축하자리를 빛냈던 적이 있었다.

나는 그저 쓴웃음이 나고 머리의 뒤통수가 가렵다.  

잘난 체는 더럽게 하면서 알고 보면 멍청한 놈이다.

ㅋㄷㅋㄷ

조카도 벌써 이순이 되었고 딸내미를 시집보내고.. 세월이 유수와 같다.

차를 찾지 못할까 봐? 미리 주차지점을 촬영해 둔 것은 칭찬받을 만 함^^

청렴하고 신성한 결혼식장의 분위기가 따뜻하고 정겹다.

신랑과 신부 측의 하객들이 엄청나게 붐비니 이들 부부의 인간관계가 돋보이고 도드라진다.

잠시동안 뒤에 서서 조카-딸의 앞날에 행복이 가득히 묻어나고 신실한 가정을 꾸러 가라며 진심으로 두 손 모아 기도했다.

그러면서 1970년 초 막내고모와의 옛 추억이 되살아나 온몸이 파르르 떨린다.

가난한 우리 엄마는 대농으로 사는 막내고모집에 가면 국민학교 졸업을 할 수 있다며 나를 등 떠밀었지만 거의 두해 동안 학교를 다니기는커녕 모진 머슴살이로 혹독한 겨울나기를 체험했다.

내 생에 통틀어 언어폭력과 신체폭행은 고모부로 시작되고 고모부로 끝이 났다.

친적이라는 미명아래 참으로 서럽고 배고프고 사람취급을 받지 못했다는 점은 지금도 이해를 못 하며 심한 트라우마다.

어쩌면 고모집에서 경험했던 머슴살이가 나를 이처럼 단련시켰고 이만큼 잘 살고 있지 않나 싶다.

어린 시절의 가슴 아픈 이야기는 내 글에 상세히 밝혔기에 더상 언급은 않겠지만, 예식장에서 잠깐 뵌 막내고모님에게 짧은 인사를 드리며 조치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고모님! 저희들 내려갈게요

딱 여덟 글자다.

조치원으로 돌아와 운전으로 고생한 막내와 여럿이 모여 술자리를 만들고 마음껏 대접을 해줬다.

얼마나 퍼마셨는지 나의 일요일의 하루가 없어졌다.


그래도 내 집과 이곳이 제일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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