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25년 나는 설 명절을 맞이하다.

헤게모니&술푼세상 2025. 2. 5.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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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2월 29일

전날 밤에 과음한 탓인지 몰라도 잠시 지독한 불면증을 잊은 채, 긴 잠
<수면>을 청했고 설날 아침에 눈을 비비고 기지개를 펼칠 수 있었다. 

어린 시절에 설날을 맞이하면 '산해진미'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못 꾸였는데, 시대의 변천에 따라 어른이 되고 보니, 지천에 널려있는 게 풍요하고 풍족한 먹거리뿐이다.

아침부터 콧노래가 저절로 나오는 김여사(집사람)께서 나를 (심쿵) 바라보더니 현장주문을 마다하지 않는다.

딸과 사위가 거창에서 설 쇠고 내일 우리 집에 오니 손자들이 잘 먹는 딸기와 수박을 재배농장에서 사 오라는 명령이다.

많은 눈이 내려 시골길 도로가 미끄러운데 굳이 먼 거리까지 운전할 필요성이 있냐?

집 근처의 마트에서 과일을 사다놓자는 내 말에 김여사는 일언지하 거절하며 손주을 위한 정성이 결여되었다며, 또 지청구다.

새해 첫날부터 집사람과 잔소리와 언성을 높인다는 것은 나의 명절연휴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 마음을 다지고 자세를 고치고 1톤 트럭의 운전대를 잡았다.

겨울철에 수박농사하는 농가를 못 봤어?

그러면 수박은 대형마트에서 사 오라구...

새해 명절에 이처럼 눈폭탄이다.

딸기 농장에 도착하여 알이 굵은 딸기가격을 물어보니 1킬로당 7만 원이다.

겉과 속이 다른 수박처럼 딸기값이 매우 비싸다.

치솟는 과일물가 때문에 명절 제사상에는 과일대신 뜻모를 법카가 놓여있다는 웃지 못할 소리가 들린다.^^

곧바로 차를 돌려 조치원에서 가장 큰 대형마트를 찾아 수박을 찾으니, 모양새가 빠지는 잔챙이 수박들 뿐이다.

눈 씻고 찾아봐도 5Kg 이상되는 값비싼 수박은 없다.

마트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몸 짐이 (5kg 이상) 나가는 수박은 보통 7~8만 원의 시세가 형성되는데, 거의 팔리지 않아, 가격이 싼 2~3 만 원 대, 수박을 진열해 놓았다는 것이다.

#가격이 싼 물건들은 비지떡이 맞다.

다음날에 3만 원짜리 수박을 집에서 쩌억 자르니, 속은 거의 레드멜론 색깔이고 맛은 버려야 할 만큼 완전 맹탕이다.

눈앞에 코를 베인 것처럼 붉은 과일은 서쪽으로 날아가 버렸고, 이딴 식으로 수박을 판매한 마트 측을 괘씸하게 원망했다.

나중에 나는 마트를 찾아 수박의 속박이(?) 대해 강렬한 어필을 했다.

#소비자가 먹을 수 있는 수박을 팔아라.  

김여사도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인 것 같다.

떡국과 만두를 준비하고 잡채와 갈비찜에 필요한 재료들을 구입하고, 집에서 전 붙이기 대신에 시장에서 여러 종류의 전을 사 왔다.

동그랑땡/ 꼬치/ 두부/명태/깻잎/ 쥐포/버섯/

#내 안주에 위한 전 퍼레이드를 보는 것 같다.^^

무엇보다 김여사는 주방에서 뚝딱하더니 세 그릇의 떡만둣국을 끓어 아들과 나에게 내밀며 새해 덕담을 마다하지 않는다.

곽 씨들아!

#아프지 말고 무탈하게 한 해 잘 지내라?


진짜 한 살을 더 먹었다.ㅜㅜ

우리 조카에게 추석선물을 받고 양파에게도 설 명절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위해 고구마를 삶아 말리는 중이다. 말린 고구마는 둘째 손자와 양파가 환장하게 먹어대는 간식이다. ^^

<당구는 이미래 선수>

명절에....

내일 손자들이 우리 집에 온다는 소식에 시시때때로 거북목을 내밀며 당구보기와 함께 잠을 잊는 그대는 계속된다.

오늘도....

밤이면 밤마다 어둠을 지키는 미어캣 동물이 되어야 하는 내 신세가 안쓰럽고 원망스럽다.



출근을 해야 하는데, 시계는 벌써 새벽 5시를 가리킨다.


아이고 메야!
또 곡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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