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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세븐스트리트>에서 150미터에 자리 잡은 삼성반점 <중화요리>에 자주 가는 편이다.
이 집의 자장면은 달거나 짜지 않고 고소미 하듯, 진한 맛을 내기 때문에 자장면 한 그릇에 코를 박을 정도다.

#자장과 탕슉
#처음 먹는 날
#1969년 초겨울
9살 즈음, 아버지는 당신의 죽음을 미리 알고 가족들을 대동하고 장흥시내에서 자장면과 탕수육을 사주셨는데 그 맛과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신기하고 오묘한 자장면 맛에 반해 젓가락은 모터를 달고 머리고개는 자장면 그릇에 깊이 파묻었다.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자장면은 앞으로 자주 먹게 될, 서민의 외식 요리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체하지 않게 천천히 먹어라!
차근차근한 성격을 가져라?
지금 아버지가 이곳에 온 것 같다.

몸이 성하지 않는 상태에서 20여 년 가까이 중국집을 운영했던 형은, 내가 1톤 화물차를 몰고 조치원 전 지역을 돌며 고물을 수거하고 있으면 전화를 주셨다.
굶지 말고 자장면 한 그릇 먹고 가라.
고물장수가 힘들고 고단하면 탈 난다.
자장면을 후다닥 먹어치우면 집에 가서 애들과 함께 먹으라며 (4인 기준) 탕수육을 포장해서 내게 내밀었다.
아마도 중화요리에 대한 가슴 아픈 추억이 있었기에 "천천히" "차근차근" 나의 인생을 설계했고 알맹이처럼 알차게 살아간다고 자부한다.
형이 저승에서 잠깐 이승을 찾아 여기에 머문다.

언제나 자장면과 탕수육을 내 앞에 두면 아버지와 형 생각에 목이 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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