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게모니&술푼세상
설날 <명절>
2010.02.27 00:35
때가 때입니다.
명절이는 첫째, 둘째, 셋째 며느리를 모아놓고 의중을 묻습니다.
내가 성가시고 귀찮습니까?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그중 셋째 며느리가 쌍심지를 켜고 볼멘소리를 합니다.
그래요ㅡ 그렇지 않아도 쫓기고 바쁜 생활에 바빠 죽겠는데 당신만 보면 미치겠어요.
왜냐고요.
당신을 그냥 지나치자니 마음이 편치 않고 당신을 제대로 보내자니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란 말이에요.
솔직히 명절이고 제사고 다 때려치우고 싶어요.
한참을 듣고 있던 명절이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을 겁니다.
명절이~ 이제 오지 말까요?
그러자 첫째 둘째 며느리가 동시에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겨우 말을 이어갑니다
아니~
그래도 아직까지는 명절 씨가 오셔야 돼요.
하지만 그들의 말꼬리 속에는 분명히 막내동서 말에 암묵적인 동조하고 있었다.
지난 주말연속극 "수상한 삼 형제" 명절 편을 보면서 내 나름대로 각색 각본을 한 것뿐이다.
수상한 삼 형제 작가가 의도하는 내용대로 갈수록 명절이 퇴색되고 변질되어가고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제사, 명절을 폐지를 주장하는 일부 여성들의 이유를 들어다 보면, 첫째는 여성의 명절증후군(혹사, 고통, 스트레스)이다.
둘째는 죽은 조상한테 음복을 기리는 것은 무의미하다.
살아계실 때 효도하고 공경하고 사랑하라.
언뜻 듣기엔 화려한 정답처럼 느껴지지만 과연 명절의 뜻과 의미를 알고 하는 소리일까?
이래선 안된다.
명절을 풍습으로 지키는 것은 조상의 지혜를 빌려 오는 것이며, 명절은 소중한 문화이며 역사이며 과거라고 했다. 우리 조상들이 명절을 정한 것은 생활의 어떤 의미를 갖고자 했을 것이다.
농사를 짓기 위한 절기로서 풍년을 기약했고 흩어졌던 가족, 친족이 모여 혈연의 정을 쌓았고 같은 조상 같은 자손이라는 일체감을 깨우치려 했지 않았을까?
아무리 시대 변화가 광속처럼 스쳐간다 한들 명절의 전통은 반드시 이어지고 지켜져야 한다.
"살아계실 때 부모님께 효도하라"
이 말은 백번 천만번 들어도 좋은 말이다.
그러나 과거의 조상의 숭고함과 가리킴을 없애고 지금 부모 효를 말한다는 것은 두 가지는 모르고 한 가지만을 고집하는 아전인수적은 사고가 아닐까.?
요즘 일부 젊은 부부들은 지글거리는 전 냄새가 싫어 명절이 오면 외국여행으로 대신한다고 한다.
또 어떤 이는 명절이 오고 관혼상제가 닥치면 사람보다 돈이 먼저 앞선다.
가족-친족 관계 설정이 싫어 아예 담을 쌓고 사는 사람도 있다.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현실이다.
여기서 내 가훈이기도 하는 이 말을 강조하고 싶다.
자꾸 계산적인 명절이 되지 말고 서로 느끼는 명절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명절은 명절이기 때문에 현실에 맞게 간곡히 부탁드린다.
남자-여자 구분 없이 서로 음식을 만들고 도와주자. 무엇보다 추석이든 설날이든 여성이 도맡아 제사음식을 장만하는 명절문화는 없애야 한다. 남자의 요구와 명령대로 차렷, 실시, 스톱 (차례상)하는 여성은 없다는 거다.
지금은 남성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다......
봉건적 사회,
가부장 제도,
남성우월주의,
이러한 위험천만한 사고와 의식들이 남성들의 머릿속에 있는 한, 명절의 의미는 사라지고
끝내 명절 풍경은 우리 곁에서 사라질 것이다.
성평등 한 명절을 보내는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 고유의 명절은 우리 서로가 가족애와 사랑애를 확인하고 약속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명절이란, 구실 때문에 우리는 어제와 다른 형형색색의 화려한 음식을 먹는다. 마찬가지로 어제와는 다른 식으로 서로 웃음을 건네고 덕담을 나누며 정을 나누자. 그리고 경건한 마음으로 조상에 음복을 기리자
이번 명절에는 시어머니, 며느리, 시누이, 동서, 언니, 형님, 등등 서로 구별 말고 돈톡 하고 소중한 관계로 한 발 한 발 나갔으면 한다.
언제 봐도 고향 풍경은 향기롭고 아름답다
당신이 태어난 그곳에서 풍성하고 황홀한 명절 되시라.
<하락>
남자의 성격은ㅡ?
화투를 밤새도록 쳐봐야 안다고 한다.
여자의 성격은ㅡ?
명절을 겪어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Ps
8년 전에 나는 이와 같은 글을 써놨다.
세월이 많이 흐른 현시점에서 명절을 표현한다면 정말 인간들이 이기적이고 다중적이다.
올 추석은 나에게 있어 가장 더럽고 추악한 날로 기억될 것이다. 모두가 내가 잘못한 결과물이다.
절대로 누구를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겠다.
다만 형 만한 아우가 없다는 말로 비겁하게
변명을 던진다.
형이 무척 "그리워지고 부럽다"라고 말이다.
엄마는 아직 살아계심으로.....¿°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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