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22년 운전면허증 갱신

헤게모니&술푼세상 2022. 8. 16.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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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티콘 순서처럼 하루가 지나간다」

평소 나답지 않게 아침부터 허둥대고 안절부절 정신줄을 놓는다. 아침 9시 운전면허 갱신을 위해 집에서 지근거리에 있는 문화운전학원을 찾았다.

거기 가면 일사천리로 시력과 청력을 검사해 주고 바로 면허증을 발급해 주는 줄 알았다. 운전학원 여직원이 알듯 모르듯 묘한 미소를 던지며 한마디를 쏟아낸다.

선생님! 대전이나 청주와 천안에 있는 운전면허시험장에 찾아가시면 검사와 면허를 동시에 처리해 준다며 그쪽으로 안내를 해준다.

부끄러운 내 뒤통수를 뒤로 하고 잠시 머리를 가다듬고 갓길에 차를 세우고 막내 동생에게 전화를 하니 동생은 형이 한심스럽고 답답하다는 듯이 조목조목 운전 재발급 순서를 말해준다.

시내에 있는 병원에 가서 적성검사를 받고 경찰서에 가서 재발급을 받으라고 한다 「똑똑한 척은 다하면서 그것도 몰라」 이처럼 막내의 목소리가 들린다. 조치원 경찰서로 가라는 말이지?

무작정 경찰서 민원실을 당도하니 아뿔싸 병원에서 발행하는 적성검사가 생각난다. 나도 모르게 식은땀이 등을 타고 흘러내린다.

당황한 내 모습을 본 경찰은 혹시 2년 안에 종합검진받는 기록이 있습니까? 기록만 있으면 서류심사가 가능하며 재발급이 된다는 것이다.

딸에게 급히 타전을 했다. 내 종합검진 기록이 있나? 아빠! 무슨 뚱딴지같은 이야기야? 나 시집갈 때 아빠가 억지로 종합 검진해잖아! 벌써 3년이 흘렀어? 그러니까.........!

매년 종합검진을 받고 좋아하는 술 먹고 재미나게 살라는 소리로 들린다.

차를 돌려 시내 단골집 동네 병원을 찾았다. 눈깔과 귀때기 검사 좀 해주세요. 어쩌지요~ 우리 병원은 면허적성검사를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체국 앞 성심내과를 권유한다. 가는 날이 장날이다.

#지금 휴가 중입니다.

거짓말을 조금도 안 보태고 시내에 있는 의원급 병원 여덟 군데를 찾아 면허적성검사를 원하고 매달렸지만 단 한 군데도 발급해주지 않았다.

우리 병원과는 해당사항이 아니라는 것이고 무엇보다 병원마다 치료 목적의 진료를 받고자 하는 환자들로 북새통이다. 병원도 예전처럼 장사가 안되니 하루아침에 폐업으로 끝이 나고 제법 소문난 병원으로 쏠림현상이 지대하니 그럴 만도 하다.

조치원 중심부를 4KM 이상을 걸었으니 운동은 제대로 한 것 같다. 그때 문득 떠오르는 한 가지 조치원 보건소로 가자. 교동에 있는 보건소를 찾아가니 헹하니 바람이 분다. 신흥동 대동초등학교 옆으로 이사를 했단다.^^

완전 빵을 위해 바로 보건소에 전화를 걸었다. 네비에서 나오는 아가씨인지 아줌마인지 모르지만 그 여자의 멘트보다도 보건소에서 전화받는 여성이 너무 상냥하고 친절하게 안내한다.


내 마음이 순화되고 안정을 되찾는다. 벌써 점심시간을 다가오고 일단 집에 와서 밥을 먹는데 옆지기가 속을 뒤집어 놓고 만다. 얼마 전에 자기도 쉽게 보건소에서 검사받고 새로운 대형면허증을 받았다고 한다.

보건소 검사비는 엄청 싸더라.^^

그걸 왜 말 안 해줬어. 우리는 보는 시간보다 안보는 시간이 많잖아^^ 그러면서 이따가 보건소 갈 때, 6개월 이전 사진을 가져가라. 3년 전에 찍은 여권사진 가져가면 퇴짜 맞는다.

솔직히 3년 전에 얼굴이 지금도 변하지 않아 그 사진을 다시 사용하려고 했는데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새롭게 사진을 찍고 보건소와 경찰서를 들려 간신히 면허 재발급에 등록했다.

보건소와 경찰서에서 신기하게 마주친 건배호프집 누님에게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내가 죽기 전에 다시는 경찰서와 보건소, 동네 병원과 사진관은 오지 않을 거야! 동생~ 그런 말은 함부로 하지 않는 거야? 무병장수하는 시대에...... ㅎㅎㅎ

어찌 됐건 오늘은 식은땀이 날 정도로 진을 뺐지만 요즘 공무원들께서 시민을 대하는 태도가 100점 만점에 120점이라는 사실이다.

몇 시간 전에 보건소에서 나의 시력을 세세히 살펴준 간호사님의 미소천사를 잊을 수가 없다. 타코 상품권 한 장을 주고 싶을 정도로 마음씨가 왜 그리 고울까? 그래서 내 눈 양쪽 시력이 (1.2) 아니었나 싶다.

자랑 같은 이야기지만 예전에 아홉 거리 신문사를 경영했던 황치환 대표에게 칼럼을 써서 보낸 적이 있었다.

친절한 여성공무원이라는 제목으로 말이다.

아는 사람은 아시다시피 내 손은 지문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외국에 나갈 때는 보안대 사무실에 끌려간다.^

10년이 훨씬 지난 시절이다. 새로운 주민등록증을 갱신하는 기간이 있었다. 지금의 조치원 읍사무소는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해서 고객 불편이 없지만 당시에는 긴 복도에 사람들이 긴 줄을 서서 주민증을 만들었다.

나도 1시간 넘게 줄을 서고 주민등록증을 등록하는데 담당 공무원께서 수차레 내 지문의 채취를 시도를 했지만 번번이 불발이다. 나는 뒷사람들이 밀려 그냥 가겠다고 했지만 그녀는 땀을 뻘뻘 훌리며 모든 기구를 동원하여 끝내 얇은 지문을 만들고 나의 주민등록증을 발급해 주었다.

내 눈가에 이슬이 맺듯이 그녀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그렁했으니까? 무려 20여분 동안 사투를 벌인 이유가 뭘까? 나는 안다. 그녀도 느꼈을 것이다. 내 삶을 아는 사람도 그날을 이해할 것이다.

정확히 6개월 후 배려와 친절을 보여주셨던 여성공무원은 연기군청으로 옮겨 근무하고 있었다. 절대로 내 글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정직하고 우수한 공무원은 반드시 찾아내고 추천하여 진급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따뜻한 사회"라는 것은 관심과 실천이다.

아직도 보건소 간호사님의 얼굴이 선명하다.




https://youtu.be/_yOlxf4 vX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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