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둘째누나, 생일겸 월례모임

헤게모니&술푼세상 2023. 10. 1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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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남매들이 모여 서로 맛있는 것을 먹으며 특별한 날을 즐겁게 보낸다는 것은 또 다른 인지상정이다.

우리 집에서 50여 개 발자국을 남기면 오랜 전통을 이어가는 석곡오리촌이 보인다.

유수한 세월처럼 석곡오리촌은 맛집으로 정평이 났고, 조치원에 거주한 사람들은 이 집에 한 번쯤은 다녀갔을 법하다.

우리나라에 자영업자가 약 600만 개라고 하는데, 고물가와 고금리 때문에 폐업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하루에 수천 개가 사라진다고 한다.

특히 요식업종에 겁 없이 뛰어들었다가 곧바로 죽도밥도 못하고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략한다.  

요리 <음식> 실력 없으면 아무나 먹는장사에 뛰어들지 말라는 것이다.

아직까지 조치원 중심상권으로 자리 잡고 있는 침산동 먹자골목도 파리채를 잡고 애먼 파리만 쫓고 있는 안타까운 사장들이 즐비하다.

석곡오리촌은 부모의 대물림을 이어받아, 자식들이 장사를 하기 때문에 식당간판이 쉽게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멕시코 <타코요리> 대표음식점, 세븐스트리트와 함께...^^

두 시간 전에 예약해야 먹을 수 있는 오리찜 숯불구이....

전혀 비린내와 잡내가 없다.

졸지에 삼 남매가 되어버린 우리는 생일파티를 끝내고 아담한 동네 커피숍에 모여들었다.  

큰형의 형수님과 둘째 누나의 매형과 함께....

가만히 입 닫고 있으면 내 몸이 근질근질하는 고약한 병명이 생기기 때문에 둘째 누나에게 야리꾸리한 19금을 불쑥 던졌다.

누나! 그때 당시에 우리 아부지와 엄니는 현명하고 똑똑한 머리를 가지고 계셨나 봐!

우리 남매들의 생일날을 보라구.

모두가 양력으로 9월과 10월이야.

12월-1월에 엄마가 아랫목에서 임신했어.^^

무더위에는 밭농사에 열심히 하시고 엄동설한에는 자식농사에 집중하신 것 같아.

하긴 겨울철에 할 일이 없으니까?

우리들을 만들기에 온몸을 받쳐 최선을 다했어^^

둘째누나 왈,

미친놈!

옆에 손님이 듣고 있어.

조용조용 이야기해라.ㅋㅋ

내 거친 발언에 가만히 듣고 있던 막내동생이 한마디 거든다.

형은 왜, 푹신하고 두꺼운 이불을 피하고 이마에 땀방울이 줄줄 흐르는 여름날을 선택했어!

조카 생일이 1월과 3월이야!

더운 날에 발버둥 치며 힘 좀 썼네,

야~ 인마!

그때는 에어컨이 있었고 발밑에 선풍기가 쌩쌩 돌아갔어.

우리 나이에는 날씨 탓과 환경 탓이 어디 있었냐?

때와 시기를 불문하고 어떠한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서로가 넘어뜨렸어^^

매형과 형수가 어이가 없고 창피한지 탁자밑으로 머리를 숙인다.

알고 보니 옆자리에 조치원읍장과 여성공무원께서 내 말을 듣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먼저 거피숍에 와서 등 돌리고 앉아 있었는데 알게 뭐람?

내가 틀린 말을 하지 않았는데 뭐가 문제냐며 투덜거리는데, 둘째 누나가 아부지는 논농사와 밭농사를 짓고 살지 않았어.

경찰과 대서소에 몸담고 세상을 떠나셨는데 무슨 춘하추동의 계절을 탔겠니 ㅎㅎ

한 술 더 뜬다..

그러면서 둘째 너는 두 번 다시 태어나면 상현엄마와 결혼할 거니?

상현이가 누군데....

너무 심한 망발 아니야!



누나가 케이크 놓고 촛불을 분다는 것은 남사스럽다고 하니 동생은 모두에게 로또 한 장과 빵을 사준다.


빵..


오늘도 이른 새벽에 경상도 거래처를 다녀오면서 잠시 마트에 들러 샌드위치빵과 사이다 한 캔을 먹고 마시는데, 1972년에 출시된 삼립식품의 <찜통> 통돌이용 호빵이 생각나고 13년 전에 큰형께서 당신의 죽음이 내일인지 알아차리고 나에게 샤니 곰보빵이 먹고 싶다는 기억들이 떠오른다.


어린 그 시절 그 즈음 우리 남매들은 유독 눈물 젖은 빵에 몸무림 치며 살았다.


눈물 젖는 빵 앞에 인생을 논하고 실행했기 때문에 지금은 빵빵거리며 사는지 모르겠다.


벌써 오늘 하루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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