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진정 아름다운 부부~

헤게모니&술푼세상 2022. 10. 3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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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대참사 사고 때문에 온종일 우울하고 참담한 마음이 금할 길 없어 일요일 오전 내내, 거실에서 드러누워 천장 보기를 하는데, 내가 진심으로 믿고 따르는 부부께서 우리 집에 찾아오셨다.


조치원읍 시장통으로, 바람 쐬러 가자.


요즘 세종시는 원도심과 신도심을 가르지 않고 온통 축제 현장인데, 이태원의 대형 압사 소식을 접하고 나니, 나 자신이 급속히 무기력해지고 우울증에서 헤어나지 못해 옴짝달싹 못하고 있었는데, 형님께서 서글픈 내 심정을 읽고 있었을까?


셋이서 시장 구경이 얼마 만이란 말인가?


시국이 시국인 만큼 우리는 일단 순댓국집을 찾아 오소리감투에 소주 몇 잔을 조용히 비웠고, 갑자기 탕수육이 당겨 중국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우리는 "나라" 걱정을 많이 나누었다.


결론은 이래도 사나? 저래도 사나! 이 또한 지나간다는 현실 앞에 정신이 확 들고 자신을 단단히 조여매는 계기가 되었다.


가을 단풍은 쓸쓸히 떠날 채비를 한다.


예스럽고 고즈넉한 커피숍에 앉아 커피의 향기를 목 넘김을 하니, 그 어느 때다 인생의 팔자처럼 쓴맛 단맛으로 나누어진다.


우리는 꼭 살아 남아 또 만나요.


아름다운 부부에게 작별의 인사를 하고 곧장 집에 들어와 전등을 끄고 이불을 얼굴까지 완전 덮고, 긴 호흡을 하며 단말마적인 넋두리를 했다.

"이게 나라냐?"

"이게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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