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생전~~엄마한테 잘해드리자



점심때가 되니 하늘이 노랗다.
배곯은 소리는 파랗게 질린다.
이 바보야! 문제는 밥쳐 먹어?
8 써글....
꼭두새벽에 물건을 가지려 온다는 어느 사장 말에 아침밥을 건너뛰고 <AM> 5시쯤 공장에 도착하여 한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오전 10쯤 도착한단다.
에효....
그럼 그렇지, 뭐야? 내 공장을 구멍가게 수준으로. 아는 인간들이 의외로 많은데, 그냥 넘어가자! 오던지/ 말던지/ 만사가 귀찮아 죽겠다.
어라.....
이번 주 납품할 물건이 없네. 미리미리 소켓을 만들어 나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때문에 옆 공장 사장님께 그분이 오면 물건을 전해주라는 부탁 말씀을 드리고 음성공장으로 차를 몰아야만 했다.
허참....
아직도 배송기사를 구하지 못했단다. 거래처 관계자 말에 그럼 용달차로 보내주세요. 잠깐.. 아니에요.
제가 직접 가지려 가죠. 단단히 나사 풀린 공장에 가서 잔소리 좀 전수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지랄....
거래처 사장은 없고 외국종업들만 대형 선풍기를 의지한 채 고군분투하며 작업하는 모습을 보니 애처롭다 못해 비참하다. 아니! 이렇게 큰 공장에 에어컨 설치가 불가능해.
끄덕......
회사 측 말을 듣고 보니 열을 가하는 금형과 기계 센서 때문에 에어켄은 무용지물이고 애물단지라고 하니 한편 이해는 가지만 회사 경영 방침은 완전 제로야.!
멋짐....
조치원 중봉리 다리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고 있는데 타이어뱅크 광고 하나가 (누네띠네) 감동을 준다.
우리 엄마가 지어준 이름에 명예를 걸고 고객 여러분께. 양심의 타이어를 팝니다.
후회.....
갑자기 울 엄마가 보고 싶어 머리를 세차게 감싼다. 불효 막심한 놈. 남의 아들은 거리 구간을 떠나 하루 한번 부모를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간다는데...
나는 ?
지척에 사시는 엄마에게 조차 전화 한 통 걸기가 힘드니, 정말 싹수없는 놈이다. 앞뒤 안 가리고 엄마를 찾았다...
엄마 배고파...!!
지금 봉암 농협 앞으로 나와 봐 봐!
밥 먹었다. 그래도 나와 보라고요! 일주일 만에 만난 울 엄마랑 농협창고 귀퉁이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울 엄마가 한마디 하신다.
"마지막이 될지 모르겠다".
9월 초 너희 아버지 산소 벌초할 때 나 좀 데려가라.
엄마 그만하자. 나는 말머리를 돌리며 여름 휴가비에 남은 돈을 몽땅 드리며 농협마트로 모셨다.
먹고 싶은 것 맘 껏 골라봐ㅡ... 고작 2만 원짜리 두유 한 박스를 집어 들며 네가 무슨 돈이 많다고...
빚 갚기도 힘들 텐데..
더운데 일하기 힘들지...
돌아서서 나에게 손을 흔드는 엄마의 모습을 보니 가슴이 미어터지고 살을 도려내듯 아픔이 밀려온다. 내가 엄마 자식으로 태어난 게 너무너무 미안해....!!
후회한다는 것이 이토록 어리석고 절망일까? 엄마가 살아계실 때까지는 또 하나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말자.
#기름 떨어진 내 인생아!
#맥주캔으로 점심 한 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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